2017년 7월 18일 화요일

하늘에서 본 밀양 - 하남읍 남전리, 초동면 성만리 소구령



시골에는 예전부터 시집온 여자를 부를 때 택호라는 것을 썼다. 진주댁, 마산댁 등으로 말이다. 내 고향에는 아직도 택호로 특정 집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택호가 분명 동네 이름일 터인데, 정작 그 동네가 어디에 있는 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나의 어머니는 조동댁인데 조동이 어디에 있는 동네인지를 여지껏 몰랐다. 조동은 남전 못미쳐 상남면 조음리 본동네를 지칭하는 것인데, 정작 나의 어머니의 조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청도면 조천이 친정인데 조천댁이란 택호를 이미 선점한 분이 있어서 비슷한 다른 이름을 붙인게 아닌가 한다.
내 작은 어머니의 택호는 다만댁인데, 여기 보담마을이 친정인 줄 알고 있다. 그런데 다만은 또 어디인가 했더니 '밀양지명고'에 보담마을 인근의 지명으로 지금은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작은 어머니는 꽤 먼 곳에서 시집을 오신 셈이다. 예전에는 이곳 보담 동네도 교통편이 내 고향 무안면 웅동리만큼 편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되니 말이다.
야트막한 산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는 이곳 하남읍 남전리와 하남읍 대사리 혹은 귀명리 사람들 사이에 미묘한 자존심 경쟁이 있음을 드론 촬영 중에 느꼈다.
대사리 쪽에 사시는 분은 남전리 사람들이 학교도 없어서 고개를 넘어와 대사초등학교를 다녔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이야기의 이면에는 대사리가 남전보다는 보다 크고 발전한 동네라는 뉘앙스가 들어 있었다.
반면 남전리가 고향인 분은 대사리 앞들이 제 아무리 넓어도 그 주인은 남전리 사람이었다고 한다.
행정구역상으로 북서쪽은 초동면, 남동쪽은 상남면이고 이 두 영역이 이어지는 골짜기의 가운데 있는 남전리는 하남읍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순전히 자존심 외는 달리 실리가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선의의 경쟁보다는 비교 우위의 명분을 찾는데 치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영상을 다 만들어놓고 업로드까지 했는데 남전이 상남면이 아니라 하남읍인 줄 알았다. 자막을 모두 고치고 다시 업로드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 조명

큰 돈 들여서 만든 것 같은데 명물이 되기는커녕 존재의 의미가 모호하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