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4일 화요일

하늘에서 본 밀양 - 무안면 웅동리



웅동은 내 고향이다. 정확히는 웅동리 야촌으로, 야촌보다는 들마(을)라고 익히 부르는 동네다. 좁은 골짜기로 내 12대조부터 이곳에 들어와 살았다고 하는데 선영이 지금도 잘 모셔져 있다.
좀처럼 변화의 바람이 없는 외딴 시골인데 최근에 들마와 관동 사이에 큼직한 집이 들어섰다. 울산-함양간 고속도로 공사를 위한 현장 사무실인데 아마도 이 사무실에서는 곰골 저수지 인근에서 박산을 관통해서 장재기 쪽으로 빠져나오는 터널 공사를 맡을 모양이다. 아직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조만간에 공사가 시작되면 좁은 골짜기 동네는 북새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골짜기가 좁다보니 공기의 흐름이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그래서 인근의 대규모 돈사나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와 거름냄새가 저기압일 때는 청정마을을 코로 숨쉬지 못할 만큼 휘감아버려 안타까울 때가 많다.
청정마을은 본래대로 청정하게 보존될 때 그 가치가 빛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대한 세력을 만나면 차라리 고향을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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